고구려는 주권국가

⊙앵커: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이른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서 북한 학자가 처음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측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고 또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여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신성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과 중국간의 고구려사 분쟁과 관련해 처음으로 북한 학자의 논문이 국제학술회의에서 공개됐습니다.

북한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의 고대사 연구실장으로 있는 조희성 조희승 박사가 보낸 글입니다.

조 박사는 중국의 고대 역사서도 우리 선조인 동이를 중국과는 다른 민족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고구려의 언어와 의복, 풍습이 중국 한족이나 만족과는 명백히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광식(고려대 교수/북 조희승 논문 대독): 고구려가 따로 있고 백제와 신라와 가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같은 조선말을 썼기 때문에 비록 지방적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사람들의 교제 수단으로써의 언어소통에서는 지장이 없었다…

⊙기자: 고구려가 자주적인 주권국가였고 조선 역사에 포함된다는 견해는 광개토왕비를 연구한 러시아 학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피로젠코(러시아 모스크바대 교수): 고구려가 한반도 내 다른 국가에 비해 중국에 대해 더 독립적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하일 박(러시아 모스크바대 교수): 고구려의 대중국 제국 투쟁이 없었다면 신라에 의한 한국 통일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기자: 이번 고구려사국제학술회의는 중국 학자들이 논문만 보내고 불참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학술논쟁이 무산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KBS 2004-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