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공대위’ 대규모 학술대회

6개국 학자 참여 내일까지

17개 역사 관련학회로 구성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최광식·한규철)’는 26~27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남·북한은 물론 중국·일본·러시아·미국 등 6개국 30여명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술행사다.

중국에서 동북공정을 주도하고 있는 쑨진지 선양 동아중심 연구주임은 직접 참석하는 대신 보내온 발표문에서 “현재 중국이 옛 고구려 땅의 2/3, 북한이 1/3을 계승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고구려를 공동으로 계승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구려가 어느 민족에서 기원했는지, 어느 나라의 영토에 건립했는지, 혹은 고구려의 영토와 국민이 이후에 누구에게 속했는지 등의 문제는 고구려 이전이나 멸망 이후의 귀속으로, 고구려가 존재했던 시기의 귀속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리안 페랭(미국 필라델피아 박물관)은 발표문에서 “현재 북한에는 고구려 고분 벽화 보존을 위한 체계적인 관찰 방법이나 적절한 연구·실행 프로그램이 없다”며 “올해에는 미세한 기후적 문제를 안정화해 벽화의 훼손을 막고, 보존과학실이나 북한문화보존기구의 도서관 같은 하부조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랭은 유네스코 조사위원으로 지난 2000년과 2001년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하고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실무자로서 참여하고 있다.

이번 학술발표회에는 이 밖에 러시아 한국학의 대부 미하일 박(모스크바대)을 비롯해 일본의 고구려 고분벽화 전문가인 아즈마 우시오(오사카 문화재협회)와 미나미 히데오(도쿠시마대), 박아림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 전호태 울산대 교수, 최종택 고려대 교수, 이혜은 동국대 교수 등의 모두 1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한겨레신문 2004-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