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노고분 발굴로 양국교류 입증 성과"

(::오치르 몽골 국립역사박물관장-체벤도르지 몽골고고학硏 소장 ::) 일본의 칭기즈칸 무덤 탐사와 터키의 자국 조상인 돌궐(투르크) 왕무덤 발굴 등 1990년대 개혁·개방 정책 이후 세계 고고학계의 화제가 집중되고 있는 몽골의 A 오치르(56 ) 국립역사박물관장과 D 체벤도르지(55)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 구소장이 지난 5일 한국을 찾았다.

오치르 관장과 체벤도르지 소장은 몽골 내 유적조사와 발굴유물 전시를 주관하는 책임자로 지금까지 세계 10여개국의 박물관이나 발굴조사 기관들과 공동조사 및 전시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97년부터 한국과도 협약을 맺고 공동학술조사를 벌여온 이들의 방한목적은 한국의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만나 오는 2 007년쯤 서울 용산 새 국립박물관에서 열릴 특별전(‘몽골문화대 전’)을 위한 전시기본합의서를 체결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은 몽골과 한국의 공동학술조사를 통해 몽골 유적이 한국은 물론 유럽과 전세계에 알려지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세계 10여개국의 여러 기관과 함께 일해봤지만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한 몽골 내 유적에 대한 공동발굴만큼 모범적이고 현대적이며 과학적인 조사로 호평을 받은 것도 드?눼求?” 지난 8일 서울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이들은 “무엇보다 몽골 내 유적에 대한 공동조사와 소장 학자들의 교류, 전시회 개최 등으로 구성된 몽골과 한국의 공동프로젝트가 양국의 교류 관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 혔다.

특히 한국의 고고학자로부터 발굴경험 등 많은 것을 배웠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의 도움이 몽골 국립역사박물관이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몽 공동학술조사는 동아시아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뿌리를 찾고 우리 문화와 북방 유목문화의 비교연구를 위해 지난 97 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과 몽골의 국립역사 박물관,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 등 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러시아 연해주 유적 공동발굴조사와 함께 우리 손으로 해외유적을 조사하고 있는 보기 드문 사례로 그동안 구석기시대부터 흉노시대 무덤에 이르는 다양한 유적에 대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를 각각 4차례씩 실시했다.

체벤도르지 소장은 “사슴돌 유적 등 많은 지역을 조사, 발굴했지만 역시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가를 세운 흉노의 귀족무덤 조사가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었다”며 “이를 통해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과 같은 중앙아시아는 물론 고구려와의 교류관계를 입증하는 유물을 확인한 것이 큰 성과였다”고 그동안의 공동 유적조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는 용산 새 박물관 개관준비로 발굴조사가 중단돼 있지만 오는 2008년 재개되면 그동안 비교적 소규모에 한정했던 조사 규모를 확대, 동몽골 지역의 대형 흉노무덤 발굴 같은 대규모 공동작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몽골은 지난 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의 고고학자들이 몰려와 유적 발굴에 뛰어들면서 문화유적 발굴의 국제적 각축장처럼 된 곳이다.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일본 등 전세계 10여개국이 몽골기관과의 협력아래 유적조사에 참여 하고 있다.

오치르 관장과 체벤도르지 소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9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유목민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흉노와 돌궐 등 유목민들이 처음 발원한 몽골에 대한 조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목민이 만든 국가이고 지금까지 유목생활이 그대로 유지되는 몽골에서 앞으로도 이같은 삶의 방식이 계속 존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각종 조사가 집중되는 이유다.

10일 한국을 떠난 오치르 관장 등은 이번 방한에서 용산 새 박물관에서 오는 2007년쯤 열릴 특별전 ‘몽골문화대전’등을 위한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

오치르 관장은 “구체적인 문제는 추후 협의가 필요하지만 지금 부터 준비에 들어간 특별전이 양국의 교류관계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큰 규모의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2004-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