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발해도 중국史로 편입…도읍지 유적등 복원 시작

내달부터 주민 1만여명 이주시켜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를 통해 고구려사의 중국사(中國史) 편입을 기도해온 중국 정부가 다음달부터 헤이룽장(黑龍江)성 닝안(寧安)현 발해진(渤海鎭)과 발해의 첫 도읍지였던 지린(吉林)성 둔화(敦化)시 일대의 발해 유적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정부는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20억위안(약 2800억원)을 들여 ‘발해 복원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당장 다음달부터 현대식 건물 철거에 들어감에 따라 주민 1만3000여명은 모두 다른 곳으로 이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들 발해 유적을 자금성 등 중국 전통 양식으로 복원한 뒤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의 등재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옛 발해의 수도 상경(上京) 용천부(龍泉府)인 발해진 일대를 답사한 강위원(姜衛遠) 경일대 교수와 오한택(吳漢澤) 대구과학대 교수는 7일 “옛 발해의 내성(內城) 안에 있는 투타이쯔(土台子)촌 300가구부터 당장 다음달부터 이주를 시작한다”며 “발해 유적을 완전히 정비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현지의 믿을 만한 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지금 발해진 일대는 아무리 작은 시골이라도 외국인이 들어오면 촌장이 상부에 신고하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발해 상경성 유적의 주요 정비 대상은 옛 상경성의 내성 성곽과 내성 안 5개 궁성, 정문인 오문(午門), 내성과 외성 사이 주작대로(朱雀大路) 등의 복원 서북쪽의 물 줄기를 내성 안으로 끌어들여와 동남쪽의 쉬안우호(玄武湖)까지 잇는 공사 등이며, 내년엔 총둘레가 16㎞에 이르는 외성 성곽이 복원될 전망이다. 상경 용천부는 756년(문왕 20년)부터 926년(애왕 26년)까지 발해 대부분 기간의 수도였던 곳이다.

이번 답사에 참여했던 한규철(韓圭哲) 경성대 교수는 “중국은 오래 전부터 발해를 당(唐)의 지방 정권으로 보고 있었다”며 “우리가 고구려에만 신경쓰는 사이에 중국이 자기들 마음대로 유적을 복원한 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면 발해는 영영 우리 역사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200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