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관련 소설 잇따라 출간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시도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중.일 고대사 문제를 다룬 역사소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중견작가 김제철(한양여대 문창과 교수)씨가 내놓은 「사라진 신화」(고요아침 刊)는 고조선을 둘러싼 한.중.일 고대사의 비밀을 다뤘다.

소설은 방송국의 교양프로 프로듀서가 우리나라 남해안 작은 섬에 있는 진시황의 사신 서불(徐市)이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가 바위에 남겼다는 문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남해석각(南海石角)'으로 불리는 그 문자는 '서불의 문자'가 아니라 고조선 성립기에 존재했던 회화문자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작가는 이로써 일제 강점기에 역사조작을 통해 신화로 전락했던 고조선을 역사의 실체로 부각시킨다.

작가는 책의 머리말에서 "중국과 일본의 비뚤어진 역사 쟁탈전 속에서 고조선의 실체를 확인하여 우리 역사의 시원과 진실을 밝히려 했으며, 소설을 통한 이러한 노력은 우리 역사에 대한 주체적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322쪽. 9천원.

최항기씨가 최근 펴낸 「고주몽」(함께읽는책 刊)은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구려사를 다룬 역사소설이다. 이 작품은 고주몽의 고구려 건국사를 신화적 요소를 되도록 배제하고 당시 있음직한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소설에서 주몽은 말갈족을 무찌른 것을 계기로 소노부 연타발의 딸 월군녀와 정략결혼을 한 뒤 고구려를 건국한다. 이후 주몽의 측근들과 월군녀가 권력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주몽이 백제와 갈라서는 과정 등 삼국시대의 우리 역사를 실감있게 다루고 있다. 328쪽. 9천원.

정찬주씨가 작년말 발표한 「대(大)백제왕」(전2권.아래아 刊)은 백제와 일본의 고대사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 소설이다.

작가는 백제의 성왕과 왕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에서 쇼토쿠(聖德) 태자상으로 알려져 일본인들이 해마다 참배하는 호류지(法隆寺)의 구세관음상이 사실은 백제의 성왕상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에 한자를 전했다는 왕인은 백면서생의 학자가 아니라 강력한 씨족의 수장이었다는 주장도 편다. 각권 264쪽. 각권 8천원.

(연합뉴스 200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