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 등 고구려사 영문소개 `반쪽`

청와대, 국정홍보처, 문화관광부 등 대표적인 정부부처 웹사이트의 고구려사 영문 소개부분이 극히 빈약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정부가 고구려사를 자국역사로 포함시키려는 중국 의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에 맞서 연간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고구려사 연구 등에 나서겠다고 ‘야심차게’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네티즌 1만3000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25일 청와대, 교육인적자원부, 외교통상부, 문화관광부, 국정홍보 처, 한국관광공사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정부부처 영문 사이트의 고구려사 소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질적이나 양적으로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정홍보처와 문광부 웹사이트는 고구려사에 대한 별도의 소개없이 삼국시대 전반에 대해 1페이지 분량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청와대도 고조선부터 삼국통일 시점까지 1페이지 분량으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웹사이트는 우리 전체 역사를 1 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고구려가 포함된 삼국시대는 단 3줄에 불과한 실정이다. 교육부의 경우 우리의 문화나 교육 부분에 대한 소개는 있으나 역사 부분은 누락돼 있으며 외교통상부는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이 갈등을 빚고 있는 동해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기술하고 있으나 고구려사에 대한 내용은 빼놓았다.

반면 중국은 최근 세계 최고의 지리학 사이트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 고구려가 중국사의 일부라는 내용이 실리게 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반크의 박기태씨는 “ 우리 정부부처 웹사이트의 영문콘텐츠는 해외에서 교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들 사이트에 고구려사 관련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는 것은 해외홍보 활동의 기초작업”이라고 밝혔다.

(문화일보 2004-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