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북방고대사] 四神圖 '주작 현무 청룡 백호' 당나라 벽화선 찾아볼 수 없어

고구려는 동북아시아 패권 국가로서의 위치를 지켜나가기 위해서 독자성과 보편성을 띤 고구려 문화를 만들어 세력권 안의 크고 작은 나라들에 전파했다.

고구려 문화의 높은 완성도는 7세기 전반 고구려의 화가들이 그린 고분 벽화의 사신도(四神圖)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안남도 강서대묘의 주작과 현무, 강서중묘의 청룡과 백호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였던 중국 당나라의 고분벽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신수(神獸)’라고 불린다.

그리고 ‘범(汎)고구려 문화권’의 힘은 만주와 한반도, 그리고 일본 열도는 물론 동아시아를 넘어 멀리까지 미쳤다. 만주 지안에서 발견된 장천1호분 벽화에서는 고구려와 중앙아시아 지역 사이의 직접적인 교류를 짐작하게 하는 종교 및 문화 요소들이 많이 발견된다.

하늘세계를 지탱하는 존재로 그려진 우주(宇宙) 역사(力士)는 이목구비를 비롯하여 몸의 생김새 전체가 서역인(西域人)의 모습 그대로이다.

연꽃 잎을 뿌리며 여래의 덕을 기리고 있는 비천(飛天)들의 모습도 중앙아시아 불교회화의 전통과 맞닿는 존재이다. 역시 같은 시기에 제작된 삼실총 벽화에서도 서역인의 모습을 한 역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선일보 2004-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