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 연구재단 공청회 개최

(가칭)고구려사연구재단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정배 고려대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구려연구재단 설립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최광식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서는 재단의 명칭, 이사회등의 규모, 사업범위(동북아시아역사 연구 및 지원, 국내외 교류협력망 구축과 관련 민간단체 지원, 동북아평화.안정에 관한 연구 지원 등) 등에 대해 관련 학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여호규 한국외대 교수는 "연구재단의 설립목적은 고구려사를 중심으로 한국고대사 나아가 동북아시아 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한국사의 기본 체계를 정립하는 한편 동아시아 공도의 새로운 역사인식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연구재단의 사업범위도 포괄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재단은 "자료센터, 연구센터, 연구지원센터, 전문가 양성 지원센터, 남북.국제 학술 교류센터, 국내외 홍보센터, 시민.사회단체 지원센터 등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재단은 크게 "연구재단의 전반적인 운영방향을 관장할 이사회(10-15인)와 전체적인 연구사업 방향을 수립하는 전문연구자로 구성된 연구위원회(10-15인)"와 "각 연구부서를 총괄할 연구기획부, 연구자료 및 연구지원을 전담하는 연구정보부, 행정지원부"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실질적 연구를 담당할 연구팀으로는 ▲당장 연구역랑을 집중할 고구려역사연구팀과 고구려문화연구팀 ▲동북아지역의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고조선사, 삼한사 등을 연구할 상고사연구팀 ▲중국이 오래전부터 왜곡해온 발해사를 전담할 발해사연구팀 ▲국경과 영토문제를 포괄하는 한중관계사연구팀 ▲종족문제를 다룰 민족문제연구팀 등 6개를 선정했다.

여교수는 "각 연구팀이 연구인력 상호간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면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팀장을 포함해 대략 6-7명, 연구재단 전체로는 38명 정도의 상근 연구인력이 필요하다"며 관련 연구자가 적은 상황을 감안해 "출범 당시에는 각 팀별로 정원의 40%인 3명 전후정도만 충원하고 미충원 연구인력은 매년 단계적으로 충원해 재단 출범 5년 이후에 연구인력 40여명을 갖춘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 박원철 고구려역사지키기 범민족시민연대 대표는 "고구려연구재단은 그 포섭 범위가 협소하고 중국의 고구려역사 연구에 대한 대증적인 명칭이어서 재단의 목적과 활동범위를 담을 만한 그릇이 되지 못한다"며 "중립적이고 국제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담은 명칭인 '동아시아 역사연구재단'이나 '동아시아 평화센터'등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안병우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교과서위원장 역시 "발제문에 나타난 설립목적이나 연구팀 구성은 연구 기관의 명칭으로 제시돼 있는 '고구려연구재단'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연구기관의 명칭은 '동북아시아 역사연구재단'이나 '동아시아 역사연구재단'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의 설립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동아시아 공동의 새로운 역사인식을 모색하는 연구'는 고대사 연구만을 통해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며 "중국 뿐 아니라 일본도 한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길수 고구려연구회 회장은 "이미 정신문화연구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성격의 연구재단을 정부출연기관으로 설립하는 것은 원칙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구재단의 중점사업으로 선정된 고구려사 관련 자료 수집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존의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