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평화협정 공방전

중국과 대만이 이번에는 평화협정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3일 대만해협에 비무장지대(DMZ)를 만들고 베이징(北京)과 타이베이(臺北)에 각측의 대표가 상주하는 연락사무소를 만들자는 내용의 평화협정 체결을 중국에 제안했다.

천총통은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기존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만전문가들은 ‘새로운 게 없다’며 평가절하했다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베이징대학의 쉬보둥 대만연구소 소장은 “천총통이 대선전략 카드로 마련한 국민투표 방안이 국내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자 타개책으로 평화협정 카드를 새로 들고 나온 것인 만큼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리자취안 대만연구소 연구원은 “천총통은 실제로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말장난만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천총통이 ‘대만이 중국대륙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어떤 형식의 대화도 재개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대만의 당국간 대화는 1996년 리덩후이(李登輝) 당시 대만 총통의 방미 이후 8년째 중단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현재 방미중인 천윈린(陳雲林)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통해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을 상대로 다음달 20일 대만 대선과 같은 날 열리는 국민투표 실시를 막기 위한 막판 외교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대만의 일간지 중국시보가 전했다.

(경향신문 2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