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영토 회복' 서희선생 선양 추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경기도 이천시와 지역 단체들이 '고려는 고구려 땅'이라고 주장해 거란 군사를 철수시키고 강동6주를 회복한 지역출신 서희(徐熙.942∼998)선생을 기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일 이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7월부터 고구려 정신을 이어받아 고려 북진정책을 주도했던 서희 선생을 통해 민족과 지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역 시민. 사회단체들과 선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천지역 사회단체들은 오는 5월 지역명소인 설봉공원에 충효동산을 조성하고 서희선생 동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동상건립은 당초 시가 추진했으나 사회단체들이 '이천이 낳은 위대한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시민의 손으로 건립해야 한다'고 나서 민간차원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이천시지부(지부장 강신영)가 지난해 7월 동상건립 모금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 890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기관. 단체장 모임인 원목회(회장 유승 우 시장)가 1천만원을 내놓으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토박이모임인 이원회(회장 이경완)가 1천200만원, 이천서씨 종친회가 1천만원, 하이닉스반도체가 300만원을 기탁하는 등 4천380만여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이천문화원(원장 이상구)은 오는 5월 동상 준공을 목표로 조각가 강대철씨와 강명주. 최태원씨 등 미술협회 회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청동 동상제작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국악협회 이천시지부(지부장 심덕구)는 경기민요와 남도판소리, 풍물, 대금 등 우리 소리와 춤사위가 어우러진 '소리극 서희선생' 공연을 지난해말과 지난 달 네차례 열어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

시는 이달 안에 서희선생 기념사업회를 발족하고 기념관 및 공원 조성, 중국 고구려사 왜곡 규탄대회, 서희선생 추모제, 전기집 발간, 문예백일장 및 미술대회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고구려연구회는 1999년 서희선생 서거 1천주년 추모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네티즌들로 구성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www.prkorea.com)는 지난해 12월 고구려 부흥 프로젝트를 '21C 대한민국 서희찾기'로 명명한 바 있다.

이천시 부발읍 산촌리 출생으로 본관이 이천인 서희선생은 993년(고려 성종 12 년) 거란이 80만 대군을 이끌고 침입했을 때 적장 소손녕과의 담판에서 고려는 고구려의 후신이라는 논리로 설득해 거란군을 철수시키고 이듬해 압록강 동쪽에 강동6주 를 설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연합뉴스 2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