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왜곡 고구려사 교과서에 포함시킬 가능성

= 정부ㆍ학계, 고구려사 공동대책 논의 =

중국 일각의 고구려사 편입시도와 관련, 28일 정부와 학계가 비공개회의를 갖고 공동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낮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구려사 전공교수들과 외교부 간부들은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연구와 이에 대한 국내 반발로 자칫 한ㆍ중 양국의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위기에 처한 고구려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외교부에서 박흥신(朴興信) 문화외교국장과 정상기(丁相基) 아태국장이, 학계에서 고려대 최광식, 한신대 안병우, 한국외대 여호규,서경대 서길수,단국대 서영수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서영수ㆍ최광식 교수는 "중국측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으며, 여호규 교수는 "중국측이 국내 학자의 고구려 유적에 대한 접근권을 차단하고 있다"면서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안병우 교수는 "중국이 동북공정의 연구 결과를 자국내 초ㆍ중ㆍ고교 교과서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으며, 서길수 교수는 "고구려사와 관련, 중국과의 학술 논쟁시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학계 역량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흥신 국장은 "동북공정 연구는 학술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는 뜻을 중국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히고 "현재 국내에 고구려사를 전공한 박사인력은 16명에 불과한 만큼 학계의 역량 강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어 "정부도 중국의 동북공정 연구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할 일과 학계 차원에서 할 일이 따로 있는 만큼 서로 긴밀한 협의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중국과의 고구려사 공동연구 추진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측의 고구려 유적 접근 차단문제와 관련, 정상기 국장은 "그간 우리측 관광객이 중국의 동북 3성을 여행하면서 버스 외부에 '만주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다니는 가 하면 중국쪽에서 백두산에 올라 '백두산은 우리땅'이라며 태극기를 꽂는 등 중국을 자극한데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하고, "중국 당국과 협의를 통해 풀어가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2004-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