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中외교 ‘균형전략’ 전환

중국은 올해 외교정책으로 기존의 도광양회(韜光養晦·몸을 숨겨 때를 기다린다) 정책에다 현안에 따라 적극 개입 정책을 병행하는 ‘균형 전략’을 펼 것이라고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 문회보(文匯報)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공산당 고위관계자가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외교정책과 관련한 비공개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중국 정부가 복잡다단한 국제정세와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필요로 하는 국내 정세를 두루 감안해 사안별로 개입과 불개입을 결정, 미묘한 균형점을 슬기롭게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중국이 적극 개입 정책을 병행키로 한 것은 지난해 이라크 전쟁과 북핵 위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위기, 인민폐 평가절상 압력 등 민감한 국제현안에 적절하게 개입한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북핵의 경우 중국이 3자회담과 6자회담을 잇따라 주선하면서 사태 해결에 적극 앞장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이 중국 당국을 크게 고무시켰다. 중국은 그동안 덩샤오핑(鄧小平)이 내세운 도광양회 정책의 영향으로 국제적 사안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관측통들은 이와 함께 중국의 균형 외교 전략은 지난해말 중국 정부가 마련한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평화발전’론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 이론을 마련하는 데 앞장선 정비젠(鄭必堅)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학교 부교장은 “중국은 세계화 추세에 동참하는 것과 동시에 독립자주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패권국가가 아님을 강조하면서도 국제사회의 현안에 적절하게 개입, 책임을 질 줄 아는 나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향신문 / 홍인표 베이징특파원 200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