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中 고구려사 왜곡시도 반박

북한은 고구려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왜곡하려는중국의 움직임에 고대 문헌 등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당당히 맞서고 있다.

중국이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귀속시키려는 목적으로 추진 중인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동북공정)’이란 프로젝트가 알려진 이후 관영매체와 학자들을 동원해 고구려가 ’조선의 역대국가’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후한서’와 ’삼국지’, ’삼국사기’, ’삼국유사’, ’신증동국여지승람’, ’국조보감’, ’기자조선’ 등 고대 문헌을 연구분석해 “고구려를 ’어느 대국의 속국’, 발해를 ’당나라의 속국’이라고 묘사한 사료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떳떳하게 주장하고있다.

중국과 전통적인 ’혈맹관계’에 있다는 북한이 고구려사 왜곡 움직임에 정면대응하고 있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며, 이번 기회로 남북한이 공동연대를 모색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12.2)은 고구려가 중국과 동등한 황제국가로서의 제반 제도와 의례를 제정하고 실시했다면서 고구려를 주변국과의 주종관계 또는 예속관계에있었다는 일각의 주장은 “역사기록의 개별적 문구를 가지고 해석하려는 헛된 시도”라고 일축했다.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의 강세권 연구원은 노동신문(11.27)을 통해 “고구려가어느 대국(중국)의 ’소수민족정권’, ’지방정권’, ’속국’이 아니라 조선민족의 당당한 자주독립 국가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역사서에 고구려가 어떤 군에 속했다거나 ’책봉’, ’조공’ 등의 기록이 나오는 것을 두고 이를 주종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역사주의적 입장을 벗어난 아전인수식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강 연구원은 “진나라가 쌓은 만리장성은 고조선, 고구려를 비롯 중국을 위협하던 여러 나라들과 종족들의 진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로 이어지는 한반도 고대국가들의 정통성과일체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회과학원 역사학연구소 근대사 실장인 공명성(34) 박사는 ’조선 역대국호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 등 실존했던 역대 국가들의 나라이름에는 ’동방의 해 뜨는 나라’, ’태양이 솟고 밝고 선명한 나라’라는 공통된 뜻을담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또 노동신문(12.2)과 학술지 ’역사과학’(2003.3) 등은 발해를 독립국가가 아닌당나라 내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려는 중국측의 역사왜곡 움직임을 신랄하게 비판하고있다.

노동신문은 “발해가 주변 나라들의 연호와 완전히 구별되는 독자적인 연호를 제정해 사용한 사실은 발해를 당나라의 일개 주 즉 ‘속국’으로 묘사한 일부 사료들의 부당성을 잘 보여준다”며 지적했다.

지난 48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고구려 벽화고분은 모두 91기에이르며 북한은 이를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적극 보호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 2003-12-14)